복음서 연구 2026년 4월 26일

예수님은 왜 세례를 받으셨을까?

죄 없으신 예수님이 왜 회개의 세례를 받으셨는지, 모든 의와 죄인과의 연대, 삼위일체의 현현, 십자가와 새 창조의 관점에서 살펴봅니다.

예수님세례요단강삼위일체
넓은 하늘 아래 이어지는 강과 산의 풍경

성경에서 가장 당혹스러우면서도 신비로운 장면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입니다.

당시 세례 요한이 베풀던 세례는 “죄 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의 세례”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예수님은 죄가 전혀 없으신 분입니다.

세례를 베풀던 요한조차 당황했습니다. 그는 “내가 당신에게서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당신이 내게로 오시나이까”라고 말하며 예수님을 말리려 했습니다.

도대체 무결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왜 죄인들의 줄에 서서 물속으로 들어가셨을까요? 그 거룩한 역설 속에 담긴 의미를 다섯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1. 모든 의를 이루기 위하여

예수님은 요한의 망설임에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이제 허락하라 우리가 이와 같이 하여 모든 의를 이루는 것이 합당하니라.

여기서 “의”는 단순히 법적인 옳음을 넘어섭니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대한 순종을 포함하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구약의 약속이 현실 속에서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메시아가 오면 성령이 그 위에 머물 것이라는 예언과, 그 길을 예비하는 자가 나타날 것이라는 약속이 요단강에서 만납니다.

또한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심으로 요한의 사역이 하늘로부터 온 것임을 공적으로 인정하셨습니다.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와 신약의 메시아 사역이 이 장면에서 이어집니다.

2. 죄인과 동일시되신 낮은 곳의 왕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가장 감동적인 이유는 우리와 같은 처지가 되기로 하셨기 때문입니다. 신학적으로 이것을 백성과의 연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십니다. 그러나 죄인들의 자리에 서셨습니다. 물속으로 들어가신 예수님은 자신을 씻기 위해서가 아니라, 씻김 받아야 할 사람들 곁에 서기 위해 그 자리에 가셨습니다.

그분은 죄인의 대표 자리에 서셨고, 장차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실 길을 이미 요단강에서 걷기 시작하셨습니다.

온 우주의 주인이신 분이 피조물인 인간에게 고개를 숙이고 세례를 받으신 장면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겸손과 순종의 가장 선명한 표지입니다.

해가 떠오르는 광야와 물길
예수님의 세례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선언이 아니라, 죄인들의 줄 안으로 들어오신 겸손의 사건입니다.

3. 참 성전이자 제사장의 등극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시점은 대략 30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구약에서 제사장들이 직무를 시작하던 나이와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왕이나 제사장이 세워질 때 기름을 부었습니다. 예수님은 요단강에서 성령으로 공적인 인침을 받으셨습니다. 그분은 메시아, 곧 기름 부음 받은 자로서의 사역을 시작하십니다.

예수님이 물에서 올라오실 때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하며, 하늘로부터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는 아버지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이 한자리에서 나타나 인류 구원을 위한 위대한 서막을 함께 선포하신 것입니다.

4. 십자가와 부활의 예고편

예수님의 세례는 3년 뒤에 일어날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미리 보여주는 거룩한 예고편이기도 합니다.

물속에 잠기는 것은 죽음과 장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물에서 다시 올라오는 것은 새로운 생명과 부활을 떠올리게 합니다. 예수님은 이 의식을 통해 장차 자신이 감당하실 고난의 세례를 미리 받아들이셨습니다.

또한 세례 때 하늘이 열린 사건은 훗날 예수님이 숨을 거두실 때 성소 휘장이 찢어진 사건과도 연결해 묵상할 수 있습니다. 막혀 있던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길이 예수님의 순종을 통해 열리게 됩니다.

5. 새 창조의 시작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세례는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새 창조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의 영이 수면 위를 운행하며 세상을 창조하셨던 것처럼, 성령이 비둘기같이 예수님 위에 임하신 것은 새로운 창조 사역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길이 열립니다.

교회 전통 안에서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사건을, 예수님 자신이 깨끗해지기 위한 일이 아니라 물을 정결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세례의 표징을 주신 사건으로 묵상하기도 했습니다. 죄 없으신 분이 물속으로 들어가심으로, 그 물은 더 이상 단순한 물의 상징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가리키는 표지가 됩니다.

에필로그: 낮은 물속으로 먼저 들어가신 분

예수님은 세례를 통해 미래에 일어날 구원의 혜택을 현재 속으로 끌어오셨습니다. 그분은 모든 죄인의 오물을 닦아내는 일을 기꺼이 맡으셨고, 그 결과 굳게 닫혀 있던 하늘이 열렸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세례는 주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확인하는 기쁨의 표지입니다. 우리가 세례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죄 없으신 예수님이 먼저 그 낮은 물속으로 들어가 우리를 기다려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 요단강 가에서 군중들 틈에 묵묵히 서 계셨을 예수님의 뒷모습을 묵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분의 겸손한 순종이 바로 우리의 구원이 되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죄 없으신 예수님은 왜 세례를 받으셨나요?

예수님은 죄를 씻기 위해 세례를 받으신 것이 아니라, 모든 의를 이루고 죄인들과 자신을 동일시하시며 공적인 메시아 사역을 시작하기 위해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세례 때 왜 성부, 성자, 성령이 함께 나타나셨나요?

예수님의 세례는 인류 구원을 위한 공생애의 시작점으로, 성부의 음성, 성자의 순종, 성령의 임재가 함께 드러난 삼위일체적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세례는 십자가와 어떤 관련이 있나요?

물속에 들어갔다가 올라오시는 모습은 장차 예수님이 감당하실 죽음과 부활을 미리 보여주는 복음의 표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